
요즘 동네를 걷다 보면 묘한 느낌이 듭니다. 뉴스에서는 연일 "불황", "폐업 역대 최다" 같은 단어가 쏟아지는데, 이상하게도 새로 문을 여는 가게의 사장님은 60대 이상인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기분 탓이 아닙니다. 실제 통계가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 창업은 60세 이상에서만 늘었고 나머지 전 연령대에서는 모두 줄었습니다. 20대도, 30대도, 40대도, 심지어 "제2의 전성기"라 불리는 50대조차 창업을 줄이는 와중에, 유독 60대 이상만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주변에서 "요즘 왜 이렇게 어르신들이 가게를 많이 여시지?"라는 말이 나온다면, 그건 착각이 아니라 숫자로 증명되는 현실입니다.
더 아이러니한 대목도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정년을 65세로 늦추자는 법안이 벌써 몇 년째 논의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해주자"는 취지인데, 정작 현실에서는 정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밀려난 60대가 생계를 위해 창업 전선에 먼저 뛰어들고 있는 셈입니다. 법은 아직 제자리인데, 생계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① 왜 지금 60대만 창업에 뛰어드는지, ② 그 뒤에 숨은 숫자들이 말해주는 불편한 진실, ③ 그럼에도 '다르게' 준비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근거까지, 최근 3개월 사이 쏟아진 뉴스와 통계를 바탕으로 꼼꼼히 짚어보겠습니다. 혹시 지금 퇴사를 고민하고 있거나, 이미 퇴사 후 다음 스텝을 고민 중이라면 더더욱 끝까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나는 다를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통계 속 60대 창업자는 멀리 있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직장에서 퇴직한 동료, 혹은 몇 년 뒤의 나 자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창업하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라, "어떻게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과가 갈리는지"를 숫자로 보여드리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1. 숫자로 보는 '60대만 창업하는' 기현상
국세청이 지난 10월 초 발표한 '2026년 8월 사업자 현황' 자료를 보면 상황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2026년 8월 기준 전체 사업자(개인+법인) 1,045만 801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363만 4,538명으로 전체의 34.8%를 차지합니다. 사장님 3명 중 1명이 60대 이상이라는 뜻입니다. 개인사업자만 놓고 보면 비중은 35.1%까지 올라가고, 법인사업자 중에서도 32.5%가 60세 이상 대표입니다.
더 놀라운 건 증가 속도입니다. 1년 전인 2025년 8월과 비교하면 60세 이상 사업자는 18만 4,226명(+5.3%)이나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사업자 증가폭이 13만 3,382명(+1.3%)이었으니, 60세 이상의 증가분이 사실상 전체 증가를 혼자 떠받치고 있는 구조입니다. 특히 70세 이상은 1년 새 +10.4%나 늘어 전체 비중이 10.3%에서 11.2%로 뛰었습니다. 은퇴 이후로도 한참 지난 연령대에서조차 창업이 계속 늘고 있다는 뜻이니, 단순히 "은퇴 직후 한 번 창업해보는" 수준을 넘어 노년기 내내 이어지는 현상이라고 봐야 합니다.
📊 연령대별 사업자 수 증감 (2025년 8월 → 2026년 8월, 국세청)
30세 미만: 35만 581명 → 33만 3,419명 (-4.9%)
40대: 224만 9,195명 → 222만 8,517명 (-0.9%)
50대: 296만 7,620명 → 295만 5,980명 (-0.4%)
60세 이상: 345만 312명 → 363만 4,538명 (+5.3%)
같은 시기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 동향'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60세 이상 창업기업은 9만 2,369개로 전년 동기보다 2.4% 늘었지만, 전체 창업은 1.5% 줄어든 56만 5,640개였습니다. 즉 60대만 창업을 늘리고, 나머지 전 연령대는 모두 창업을 줄인 셈입니다. 통계청 자료를 봐도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1년 새 14만 1,900명 늘어 144만 4,200명이 되면서, 처음으로 50대(139만 4,600명) 자영업자 수를 앞질렀습니다. 한국은행이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전체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비중이 37.1%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비중은 계속 더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2. 왜 하필 지금, 60대만 늘어날까
① 2차 베이비부머 '은퇴 쓰나미'가 시작됐다
1964~1974년생, 이른바 '2차 베이비부머' 약 950만 명이 2024년부터 10년에 걸쳐 법정 은퇴연령(60세)에 순차적으로 도달하고 있습니다.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 규모를 훨씬 웃도는 숫자입니다. 한국은행은 이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경제성장률이 연 0.38%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숫자가 워낙 크다 보니, 이들이 한꺼번에 노동시장을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소득 공백이 고스란히 '생계형 창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앞으로도 10년 가까이 매년 수십만 명 규모의 은퇴자가 계속 쏟아진다는 뜻이니, 지금의 흐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당분간 이어질 구조적 변화로 봐야 합니다.
환산해보면 매년 평균 90만~100만 명가량이 새롭게 60세 문턱을 넘는다는 뜻입니다. 이 중 일부만 창업으로 이어져도 전체 창업 시장에서 6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② 연금만으로는 생활비가 안 나온다
국세청은 이번 고령 사업자 증가의 배경으로 "연금만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노후소득 여건"을 꼽았습니다. 뒤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실제로 60대 신규 자영업자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79만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월세나 생활비는 고사하고 병원비 한 번 내기도 빠듯한 금액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도 한 인터뷰에서 "노후생활을 할 만큼 자금을 모으지 못하면 결국 다시 일자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임금체계 조정과 함께 정년을 65세로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③ 정년연장은 논의 중, 생계는 당장이다 — 가장 아이러니한 지점
2026년 9월 현재,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법 개정안 5건은 국회 소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법사위 심사와 본회의 의결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시행일이나 적용 대상 출생연도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처리될 수 있는 시나리오도 여러 갈래입니다. ⓐ 여러 개정안을 하나로 묶어 처리하는 '병합 대안' 방식 ⓑ 사업장 규모나 연도별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정년을 올리는 방식 ⓒ 정년 자체는 60세로 두되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까지 고용을 이어가는 '계속고용' 방식 ⓓ 아예 심사가 미뤄지거나 임기만료로 폐기되는 경우까지, 아직은 어느 쪽으로 결론 날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많은 분들이 가장 허탈하게 느끼는 부분일 겁니다. "더 오래 일하게 해주겠다"는 법안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데, 정작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나온 60대는 그 법이 통과되기를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결국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당사자들이 스스로 창업이라는 '자가 대책'을 택하고 있는 셈입니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정년연장이 언제 어떻게 적용될지는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이나 회사 취업규칙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3. '생계형 창업'의 불편한 진실 — 폐업률과 부채
창업이 늘었다는 소식을 "활기차다"고만 읽기엔, 그 이면의 숫자가 꽤 무겁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자영업자가 된 고령층의 46%가 연금이 적고 근로시간이 긴 '생계형'으로 분류됩니다. 60대 신규 자영업자의 월평균 연금은 79만 원 수준인데, 주당 근로시간은 46시간에 달합니다. 월급 받던 시절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일하면서도 수입은 훨씬 불안정한 구조입니다.
폐업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더 아찔합니다. 자영업을 시작한 지 3년이 안 된 60대의 31%가 5년 안에 폐업했습니다. 폐업 후 행보도 다른 연령대와 다릅니다. 20~50대는 폐업 후 절반 이상이 상용직(정규직에 준하는 일자리)으로 옮겨가지만, 60대는 상당수가 임시·일용직으로 밀려나거나 아예 노동시장을 떠납니다. 한 번의 창업 실패가 다음 기회로 이어지기 어려운 나이대라는 뜻입니다.
⚠️ 60대 폐업 사업자, 숨겨진 숫자들
폐업 당시 평균 부채: 9,897만 원 (20대 이하의 약 3배)
제2금융권 대출 평균: 2,205만 원 (20대 이하의 7배 가까이)
60세 이상 폐업자 비중: 2023년 22.3% → 2025년 24.4%로 상승
2025년 전체 폐업자: 97만 6천 개, 폐업률 8.64% (소상공인 6대 업종은 11.08%, 전체 폐업자의 77%)
업태별로 더 들여다보면, 개인사업자 폐업률(9.06%)이 법인(5.79%)보다 높고, 그중에서도 세금계산서 의무가 없는 간이사업자의 폐업률이 12.15%로 가장 높습니다. 사업 규모가 작을수록 폐업 확률이 가파르게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60대 창업 상당수가 소자본·간이사업자 형태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숫자는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령·소규모 자영업자가 유독 힘든 이유로는 ①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 ② 시장 변화 대응력이 약하다는 점 ③ 제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 ④ 디지털 접근성이 낮아 각종 지원제도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함께 꼽힙니다. 규모가 작을수록 충격을 그대로 떠안는다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4. 신선한 반전 — 업종별로 보면 희비가 꽤 엇갈린다
여기서 대부분이 의외라고 느낄 만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60대 창업이라고 하면 흔히 치킨집이나 카페를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 2026년 8월 기준 60세 이상 사업자 증가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업종은 부동산임대업이었습니다. 1년 새 122만 2,663명에서 126만 8,969명으로 4만 8,306명이 늘어, 증가 규모로는 단연 1위입니다. 이어 서비스업(+3만 8,452명), 소매업(+1만 6,797명), 건설업(+1만 4,345명), 제조업(+1만 3,957명) 순이었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음식업은 22만 4,696명에서 23만 2,516명으로 7,820명(+3.5%) 늘어 오히려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작았습니다. 참고로 60세 이상 사업자는 국세청이 분류하는 14개 업태 전부에서 빠짐없이 늘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70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또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전기·가스·수도업(18.9%), 농림어업(16.1%), 건설업(15.5%), 부동산매매업(14.7%), 음식업(13.3%) 순이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상대적으로 꺼리는 업종, 혹은 오랜 경력과 인맥이 그대로 자산이 되는 업종에서 고령층의 비중이 두드러진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기술 창업입니다. 60세 이상의 기술기반업종 창업은 10.2% 늘었는데, 이것만 보면 "시니어도 기술창업 시대!"라는 희망적인 기사 제목이 나올 법합니다. 하지만 전체 연령 평균 기술창업 증가율(14.2%)에는 오히려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60대의 기술창업 증가를 이끈 건 정보통신업 창업이 59.4% 급증한 덕분인데, 애초 모수(기존 창업 건수)가 작은 분야에서 급증률이 크게 나오는 '숫자의 착시' 효과도 감안해야 합니다. 즉 "시니어 기술창업 붐"이라는 서사를 곧이곧대로 믿기보다는, 여전히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으로의 쏠림이 주된 흐름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이 대목이 유독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동안 언론이 즐겨 쓰던 "시니어도 이제 AI 창업, 디지털 노마드!"라는 식의 장밋빛 서사와, 실제 국세청·중기부 원자료가 보여주는 숫자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다는 점입니다. 희망적인 사례 몇 개를 침소봉대하기보다, 다수가 여전히 익숙하고 진입장벽 낮은 업종으로 향하고 있다는 '지루하지만 정직한' 현실을 직시하는 편이 준비에는 훨씬 도움이 됩니다.
5. 그래도 다 망하는 건 아니다 — 준비해서 다른 길을 간 사람
통계만 보면 암울한 이야기 일색이지만, 같은 60대 창업이라도 결과가 완전히 다른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한방화장품 쇼핑몰 '키스마이스킨'을 운영하는 박성열 대표가 그런 사례입니다. 병원 행정직으로 일하다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창업을 결심한 그는, 중의학을 전공한 지인의 조언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전혀 다룰 줄 몰랐던 그는 딸에게 하나하나 배워가며 쇼핑몰 운영법을 익혔고, 실제 창업에 나서기 전까지 오랜 시간 한방화장품 제조법과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공부했습니다.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빠른 배송과 제품 품질에 집중한 결과가 입소문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항상 배우는 자세", "인간존중", "정직함"을 스스로 꼽은 성공 비결로 내세우는데, 결국 핵심은 '충분한 준비 기간'이었다는 점이 여러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앞서 소개한 GS25의 '액티브 시니어 창업체험 프로그램'(관련 글 참고)처럼, 실제 계약 전에 미리 경험해보고 판단할 수 있는 장치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의 전략입니다. '일단 해보고 아니면 말지'가 아니라 '해보고 나서 결정하는' 순서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박성열 대표의 사례에서 특히 곱씹어볼 점은, 그가 처음부터 화려한 성공을 노리고 뛰어든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본업이었던 병원 행정 경험과 평소 신앙, 그리고 지인의 전문성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것뿐입니다. 거창한 아이템을 새로 찾기보다, 내가 이미 가진 경험과 인맥 속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방식이 오히려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6. 정부도 손 놓고 있지는 않다 — 2026년 하반기 지원 현황
정부와 지자체도 이런 흐름을 모르지 않습니다. 2026년 정부·지자체는 창업지원에 총 3조 4,645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111개 기관이 참여하는 통합공고가 발표됐습니다. 하반기에는 '창업도시'가 6곳 추가로 지정됐고, 소상공인을 위한 기본사회보장제 설계도 착수됐습니다. 9월에는 중장년·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각종 지원정책이 마감을 앞두고 집중 안내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런 지원 정보가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잘 닿지 않는다는 게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고령·소규모 자영업자일수록 디지털 접근성이 낮아 지원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아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경쟁력인 시대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9월에는 중장년·시니어를 겨냥한 여러 지원정책이 한꺼번에 마감을 앞두고 집중 안내됐는데, 정작 이런 소식을 제때 접하지 못해 신청 기회 자체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창업을 결심했다면 업종이나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만큼이나, 지자체·중기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의 공고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한 '준비'의 일부입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아직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부터 뭘 준비해야 하나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생계형'과 '계획형'을 구분하는 겁니다. 당장 수입이 끊겨서 서두르는 게 아니라면, 퇴직 전부터 관심 분야를 미리 공부하고 소규모로 테스트해보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훨씬 안전합니다.
Q2. 생계형과 계획형 창업을 가르는 기준이 있을까요?
명확한 공식 기준은 없지만, 이번 통계들을 종합하면 '준비 기간'과 '자금 조달 방식'이 핵심 변수입니다. 준비 기간이 짧고 제2금융권 대출에 의존할수록 생계형에 가깝고, 폐업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Q3. 이미 창업했는데 생각보다 힘들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매출 10% 이상 감소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희망리턴패키지' 같은 재창업·재취업 지원제도를 통해 점포철거비, 재창업자금, 전직장려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폐업을 결정하기 전, 가까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미리 상담받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Q4.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은 없나요?
있습니다. 정부 지원 예산이 역대급으로 늘었고, 본사 차원의 체험형 프로그램도 속속 생기고 있습니다. 통계가 보여주는 '평균'은 준비 없이 뛰어든 경우가 섞인 숫자이지, 모든 60대 창업이 실패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충분히 준비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지금이 지원받기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Q6. 배우자나 가족이 반대한다면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요?
통계를 함께 보여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막연히 불안하다"는 감정적 반대는 설득이 어렵지만, 폐업률이나 부채 규모 같은 구체적 수치를 함께 확인하고 "그래서 우리는 이런 부분을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면 훨씬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가족의 동의와 협조 자체가 생계형 창업의 위험을 낮추는 중요한 안전장치이기도 합니다.
Q5. 그럼 결국 지금은 창업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인가요?
그런 뜻은 아닙니다. 이번 통계가 보여주는 건 준비 없는 생계형 창업의 위험성이지, 창업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같은 시기에 정부 지원 예산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고, 체험형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제대로 준비한 사람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지금 당장이 아니라 충분히 준비된 다음이라는 순서입니다.
8. 마무리 — 숫자는 무겁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통계를 거꾸로 뒤집어보면, 역설적으로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꽤 선명하게 나옵니다.
- 남들 다 가는 업종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기: 부동산임대업·음식업처럼 이미 쏠림이 심한 업종은 그만큼 경쟁도 치열합니다. 같은 업종이라도 나만의 차별점(전문성, 품질, 서비스 방식)을 명확히 세우는 과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 제2금융권 대출에 기대지 않기: 폐업 당시 평균 부채 9,897만 원 중 상당 부분이 고금리 제2금융권 대출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기자본 비중을 최대한 높이고, 부족한 자금은 정부 정책자금을 먼저 알아보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 디지털 역량을 미리 갖추기: 박성열 대표의 사례처럼, 당장 서툴더라도 온라인 판매·SNS 홍보 같은 디지털 기본기는 창업 전에 익혀두는 것이 이후 지원제도 활용에도, 매출에도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먼저 거치기: 본사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창업체험 프로그램에 먼저 참여해, 실제로 내 체력과 성향에 맞는 일인지 검증하는 단계를 건너뛰지 않아야 합니다.
- 준비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생계가 급하니 일단 시작한다'는 선택이 오히려 폐업을 앞당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능하다면 퇴직 전부터, 최소 몇 개월에서 1년 이상의 준비 기간을 두는 것이 통계적으로도 더 안전한 길입니다.
| 위험 신호 (통계) | 대응 방향 |
|---|---|
| 쏠림 업종 선택 (부동산임대·음식업) | 차별화 포인트를 먼저 정하고 시작 |
| 제2금융권 대출 의존 (평균 2,205만 원) | 정책자금·자기자본 우선, 고금리 대출 최소화 |
| 디지털 역량 부족 | 창업 전 온라인 판매·SNS 기본기 습득 |
| 준비 기간 없이 즉흥 창업 | 체험 프로그램 선참여 후 결정 |
| 생계 압박으로 성급한 결정 | 최소 몇 개월~1년의 준비 기간 확보 |
이번에 살펴본 숫자들은 분명 가볍지 않습니다. 폐업률, 부채, 긴 노동시간까지 — 생계형 창업의 현실은 냉정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같은 조건에서도 충분한 준비와 명확한 차별화로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 사례 역시 분명히 존재합니다. 결국 '60대라서' 위험한 게 아니라, '준비 없이 떠밀려서' 위험한 것이라는 게 이 모든 통계가 가리키는 결론입니다.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순간이, 어쩌면 '떠밀리기 전에 스스로 준비를 시작하는' 가장 빠른 타이밍일 수 있습니다. 통계는 계속 쌓이고 있고, 다음 은퇴 세대는 이미 줄을 서 있습니다. 미리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막상 그 순간이 닥쳤을 때 비로소 드러납니다.
그리고 준비에는 돈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퇴사 후 창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것이 바로 건강보험료입니다.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순간 보험료가 예상보다 훌쩍 뛰어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마침 11월은 종합소득세 신고 결과가 건보료에 반영되는 시즌이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부분을 미리 챙기지 않으면 매달 얼마나 더 내게 되는지, 그리고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꼼꼼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생계형 창업이든 계획형 창업이든, 이 부분만큼은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니까요.
※ 본문의 통계는 국세청,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청, 한국은행,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발표한 공개 자료와 관련 보도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세부 수치는 발표 시점과 집계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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